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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살고싶어 한국국적 유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2004.11.25
조회수2908
* 한겨레신문에 난 기사입니다. \"인간으로 살고싶어 한국국적 유지” [한겨레 2004-11-24 20:30]

[한겨레] 일본에서 참정권 요구운동 재일동포 변호사 김경득씨 “일본에서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어서 내·외국인 평등운동에 앞장서 왔습니다. 내가 일본에서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재일동포 2세로 와세다대 법대를 졸업하고 일본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법정투쟁 끝에 1979년 일본의 첫 외국인 변호사가 된 김경득(55)씨는 24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정주 외국인의 지방 참정권을 실현하는 한일 재일 네트워크’ 심포지움에서 자신의 지나온 삶을 이렇게 소개했다. 종전 59년이 지난 지금, 재일동포 사회는 최대 5세대까지 이르게 됐지만 재일동포들은 아직 일본의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런 재일동포들의 현실을 온 몸으로 체험한 뒤 재일동포들의 참정권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역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인 영주 외국인에게 지역 참정권을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 당연한 권리를 재일동포들은 59년 동안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김 변호사를 포함한 많은 재일동포들이 요구하는 참정권은 중앙정부 참정권이 아니라 지역에서의 참정권이다. 지역 참정권은 국방이나 외교와 같은 중앙정부의 중대한 정책결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지역 주민인 재일동포들이 복지나 환경 등 생활에 밀착한 문제에 참여할 기회를 주게 된다. 일본 당국은 재외동포들의 이런 요구에 늘 “귀화하면 주겠다”는 논리로 일본 사회로의 일방적 동화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 시절에 일본으로 불가피하게 건너오거나 끌려온 사람들과 그 후손인 재일동포들에게 한국이나 조선 국적은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일본은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한국인(조선인)들을 또 하나의 일본인이라고 인식하게 됐고, 아직 계속되는 일본정부의 이런 역사인식이 바로 재일동포들의 지역 참정권 획득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김 변호사는 지역 참정권 확보를 위해 좀더 밀도있고 큰 규모의 단체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7일에는 ‘정주 외국인의 지방 참정권을 실현하는 한일 재일 네트워크’를 출범시키고 그 대표직을 맡았다. 이 단체의 대표직을 맡은 그의 각오는 간단치 않다.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는 일본 제국주의의 희생자들입니다. 그러나 이젠 단지 희생자가 아니라, 일본 안에서 다른 민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문을 여는 역할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김 변호사는 재일동포들이 앞으로 모국인 한국에서의 참정권을 요구할 계획은 없느냐는 물음에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지금 한국과 조선으로 국적이 나뉜 재일동포들이 한 목소리로 참정권을 요구할 수도 있겠죠”라며 희망어린 웃음을 지었다. 글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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